Apple (Tropicana)


테이블 위에 빨간 사과 두 개가 놓여있다. 같은 농장에서 재배된 두 사과는 놀랍도록 유사하다. 크기는 물론 색깔, 질감. 사람으로 치면 일란성 쌍둥이랄까. 그렇다면 두 사과는 같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현실에서는 두 물체가 아무리 유사하더라도 완전히 같다고 말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수학은 이를 가능케 한다. 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실은 이것이 수학을 위력적으로 만드는 힘이다. 수학의 세계에서 우리는 두 가지 대상이 “절대적으로 같다”고 판단하고 선언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는다. 그리고 그 선언이 “공인”된(공리이거나 공리로부터 증명된) 것이라면 그 어느 누구도 이 사실을 뒤집을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수학의 힘의 원천이 아닐까? 두 대상이 같다는 것을 표현하는 기호 “=”야 말로 수학을 과학의 여왕으로 지탱해주는 힘의 근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