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습관적으로 체중계에 올랐다가 깜짝 놀랐다. 올해 초 목표로 했던 체중감량을 달성한 것이다. 놀라서 배를 만져보았다. 홀쭉하다.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체중이 준 것도 좋지만 뱃살이 빠진 게 더 기분 좋다. 숫자로 말하자면 7kg 정도 빠진 것 같다.

뱃살을 없애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기 시작한 건 적어도 삼사 년은 된 듯하다. 배만 볼록 나와 외계인 같은 모습이 당혹스러웠다.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했다가 관두고, 다시 시도하고 포기하기를 반복했다. 작년 어느 여름날 마주친 동영상이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닥터U의 뱃살만 빼기 세미나 동영상: 뱃살만 빼기 1부, 뱃살만 빼기 2부

몇 가지 포인트를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잉여지방이란

  • 모든 야생 동물은 정확히 체중의 15%가 지방이다.
  • 사람도 아기일 때는 정확히 체중의 15%가 지방이다.
  • 현재 체중에서 적정 체중을 뺀 것이 잉여 지방의 무게다. (아래 표 참조)
  • 체중은 쓰기와 먹기의 차다: 내 몸이 쓰는 만큼 먹으면 체중은 항상 그대로.
  • 운동을 하면 더 쓰게 되지만 더 먹게 돼서 체중이 늘게 된다.
  • 결국 과식이 잉여지방의 원인이다.
적정 체중의 기준
적정 체중의 기준 (사진 출처: 닥터U와 함께)

과식의 원인

  • 힘듦과 지나침: 비숙면, 예민함 / TV, 컴퓨터, 스마트폰, 생각 과다 / 먹기를 낙으로 삼아서
  • 탈수: 커피, 차, 음료
  • 아무 때나 먹어서 / 덜 씹어서
  • 다이어트: 가려먹기, 골라 먹기, 덜 먹기

닥터U가 제시하는 남자를 위한 뱃살뺴기 프로토콜은 다음과 같다. (여자의 뱃살 빼기는 동영상 내용 참조)

남자의 뱃살 빼기

  • 시작하기 전 하루 금식으로 (공복감) 체험해보기.
  • 저녁은 식사량을 반으로 줄인다. (반식)
    • 느리게 먹는다.
    • 물과 함께 먹으면 쉽다.
    • 술마실 땐 안주 빼고 술만 마신다.
  • 1개월에 5kg, 배 둘레 5인치 빠짐.

사실 새해 결심이랍시고 의욕적으로 달려든 건 아니었다. 닥터U의 철학의 핵심이 힘 덜 쓰기란 걸 기억하자(지나침이 모든 고통의 원인). 재밌는 것은 이것을 철저하게 지킨 것도 아니란 사실이다. 고백하자면 작년 가을 한번 시도했다가 한 열흘 만에 흐지부지하게 되었었다. 그래도 63kg까지 빼야겠다는 것과 “반식”이라는 단어만 어렴풋이 뇌리에 남아있었던 것 같다. 1월 1일을 전후로 올해 목표를 설정하면서 몸무게를 63kg까지 빼야겠다는 것도 그중에 포함되었다. 2주에 책 한 권은 읽어 연말에는 적어도 26권의 독서를 하겠다는 것과 함께.

앞서 말한 것처럼 닥터U의 레씨피를 정밀하게 따른 것은 아니고 나름대로 63이라는 숫자에 집중/집착하며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몇 가지를 지키려 노력했다.

  • 매일 체중 측정: 매일 체중을 확인하는 것이 식사량 줄이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 식사량 아주 조금 줄임: 닥터U는 저녁만 반식을 하라고 했는데, 매끼를 반식하는 것으로 착각하여 식사량을 전체적으로 반으로 줄이려고 했다. 하지만 이것은 생각 뿐이었고 실상은 평균적으로 평소에 먹던 양에서 10~15% 정도 적게 먹게된 것 같다.
  • 걷기: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만 보 걸음.
  • 야식 안 먹기: 그래도 일이 주에 한 번 정도는 먹은 듯하다.
  • 해독주스: 마지막 1kg 정도 남은 지점부터 (쾌변을 위해) 먹기 시작했는데 도움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결론적으로 이전보다 건강한 생활습관이 만들어진 것 같다. 이 습관을 잘 지켜나가는 것만으로 체중이 유지될지 연말에 확인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