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켈리의 68가지 조언

얼마 전 (2020년 5월 12일) 커뮤니티 멤버 한 분의 공유로 케빈 켈리의 68가지 조언이라는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공감되는 내용이 많아서 원문으로도 읽게 되었습니다. 번역하신 분께도 공유해주신 분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냥 읽고 말기에는 너무 주옥같은 문장들이라 종종 읽으면서 실천해보려고 합니다. 번역 글이 제 어감에는 살짝 안 맞는 부분이 있어 제 느낌에 맞게 다시 해석해보았습니다.

원문은 여기 있습니다: 68 Bits of Unsolicited Advice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예순여덟이 되었네요. 흔들의자에 앉아 젊은이들에게 조언하는 모습이 멋있을 것 같아, 생일을 빌미로 68개의 돌직구 조언을 날려봅니다.

의견이 다르거나 열 받게 만드는 사람한테서도 뭔가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찾으세요. 그들 생각 중에 옳은 점은 없는지.
열정적으로 임하면 아이큐가 25 정도 상승한다고 합니다.
모든 일에 데드라인을 정하세요. 그러면 일을 완벽하게 하기보다 다른 방식으로 하려고 노력하게 될 것입니다. 남다른 게 좋은 거에요.
멍청한 질문 아닐까 하는 그 질문을 하세요. 십중팔구는 다른 이들도 같은 질문을 하고 싶지만 망설이고 있을 뿐입니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것도 능력입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말하고 있을 때 “그래서?” 하며 계속 물어보세요. 속 시원히 다 말할 때까지.
일 년 동안 도전해 볼 만한 목표 중 하나는, 특정 주제에 대해 차고 넘치게 공부해서 일 년이 지난 후 돌아보며 일 년 전에 자신이 참 무지했었구나 하는 것입니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일은 다른 모든 미덕으로의 통로인데, 노력하면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한 끼 밥을 사는 일은 쉬우면서도 효과 만점인 대인관계 전략입니다. 옛 친구에게 탁월한 효력이 있고, 새 친구를 만드는 훌륭한 방법이기도 하죠.
세상에 만병통치약은 없습니다.
자녀들에게 주기적으로 책을 읽어 준다면 당신과의 관계가 더 끈끈해질 뿐 아니라 그들의 상상력도 높아질 것입니다.
신용카드 쓰지 마세요. 빚으로 살만한 것은 집처럼 웬만하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대부분은 구매 직후 바로 가치가 떨어지죠. 바보들에게 빚지지 마세요.
자신의 실수를 우아하게 극복할 줄 아는 아마추어를 우리는 프로라고 부릅니다.
특별한 주장에는 특별한 근거들이 뒤따라야 합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당신보다 못해 보인다면 당신은 문제가 있습니다. 당신보다 뛰어난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에게서 배우세요. 당신보다 똑똑하면서 의견이 다른 사람을 찾을 수 있다면 최고입니다.
대화에 있어서 3의 법칙: 어떤 이에게서 진짜 이유를 듣고 싶다면 그가 지금 말한 것보다 좀 더 깊은 내용을 말해달라고 하세요. 그렇게 한 번 더, 그리고 나서 또 한 번. 세 번째 대답이 진실에 가장 가까울 겁니다.
최고가 되려 하지 말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그 무엇이 되세요.
누구나 선뜻 먼저 나서기는 꺼려집니다. 상대방은 당신이 먼저 인사해주길, 먼저 이메일 보내길, 먼저 데이트 신청해주길 기다리고 있어요. 당신이 먼저 하세요.
거절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거절한 사람도 당신과 같답니다: 바쁘고, 당장 끝내야 하는 일도 있고, 다른 신경 쓰이는 것들도 있어요. 다음에 재도전하세요. 두 번째 시도의 성공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 놀라게 될 겁니다.
습관의 존재 이유는 그 행동을 습관적으로 함으로써 할까 말까 고민하는 시간을 없애는 겁니다. 할지 말지 생각하는데 에너지를 쓸 일이 없죠. 좋은 습관은 거짓말 안하기 부터 치실로 치아 관리 까지 다양합니다.
당신을 존중하는 사람은 당신 말에 신속하게 반응하게 마련입니다.
젊었을 때 적어도 6개월에서 일 년 정도 최대한 가난하게 살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최소한으로 소유하고, 좁은 방이나 텐트에서 육류 없이 식사를 하며 최하 수준에서 살아가는 인생이 어떤 것인지 맛보는 겁니다. 훗날 큰 도전을 해야할 때, 최악의 상황을 감수할 용기가 생길 겁니다.
“그들”은 없어요. 믿으셔도 됩니다.
당신이 다른 이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록, 당신은 더 재밌는 사람으로 비칩니다. 관심을 가지면 (좋은 의미에서) 관심거리가 되는 거죠.
최대한 관대해지세요. 나누는 인생을 살았다고 죽기 직전에 후회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일을 잘하려면 그냥 하세요. 일을 대단히 잘하려거든 그냥 하고 하고 또 하세요. 반복이 비결입니다.
‘다른 이가 너에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대로 그들에게 행하라’는 조언은 믿을 만하고, 모든 다른 미덕의 바탕입니다.
집 안의 어떤 물건을 잃어버렸다 겨우 찾은 경우, 사용 후 그것을 찾기 시작한 곳에 두세요. 찾게 된 곳에 두지 말고.
저축과 투자는 좋은 습관입니다. 적은 금액이라도 수십 년 동안 정기적으로 덤덤하게 투자하면 큰 부에 이르게 됩니다.
사람은 실수하기 마련이고, 그 실수를 책임지는 것은 신성한 일입니다. 실수한 것을 바로 인정하고 제대로 바로잡는 것만큼 그 사람을 다시 보게 만드는 일은 드물죠. 일을 망쳤다면 바로 인정하세요. 인정의 힘은 실로 놀랍습니다.
옆집 부부싸움에는 관여하지 말지어다.
당신은 고객 혹은 관중에 집중할 수도, 경쟁 상대를 무찌르는데 집중할 수도 있습니다. 둘 다 효과는 있을 거에요. 하지만 고객에 집중하는 선택이 당신을 더 성장시킵니다.
그것이 무슨 일이든 계속해나가세요. 성공한 어떤 이가 말했죠: 성공의 99%는 그냥 쭉 해나가는 데 있다고.
어떤 것을 처음 만들어내는 과정과 그것을 개선하는 과정을 분리하세요. 글을 쓰면서 동시에 편집하기는 어렵고, 끌질하면서 동시에 표면을 매끄럽게 할 수 없고, 뭔가를 만들면서 분석하기도 불가능합니다. 두 가지를 분리하지 못하면 내면의 편집자가 내면의 창조자를 막아서게 됩니다. 뭔가를 만들어 내는 중에는 너무 까다롭게 선택하는 게 아니고, 스케치 중에는 잘 그렸는지 판단하는 거 아니고, 초고를 쓸 때는 너무 숙고 하는 거 아닙니다. 적어도 시작 때는 내면의 창조자에게 판단으로부터의 자유를 주어야 합니다.
누군가 단 한 번의 조그만 실패도 겪지 않고 있다면 그는 사실 거의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겁니다.
가장 상식에 반하는 것 같은 우주의 법칙 중 하나는, 남에게 주면 줄수록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진심으로 이해한다면 진정한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돈보다 친구가 중요합니다. 돈으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친구와는 더 잘 할 수 있죠. 어떤 면에서는 요트를 소유하는 것보다 소유하고 있는 친구를 갖는 게 더 낫습니다.
틀림없는 사실: 정직한 사람을 속이기는 진짜 쉽지 않습니다.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십중팔구는 그것을 마지막으로 본 장소 바로 근처에 있기 마련입니다. 그 주위부터 찾아보세요.
행동이 중요합니다. 무엇을 믿거나 말하거나 혹은 어떻게 투표느냐 보다는 당신의 시간을 어디에 사용하고 있는지를 돌아보세요.
케이블, 어댑터, 충전기 등을 안 가져왔거나 잃어버렸다면 가까운 호텔에 들러보세요. 대부분 호텔에는 투숙객들이 잊고 간 케이블 등이 쌓여있습니다. 아마 그중에서 잃어버렸던 걸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혹은 잠시 빌린 후 그냥 가져도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누구를 미워하는 것은 정작 그 사람에게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는 저주입니다. 단지 저주하는 사람에게 독이 되지요. 원한이 있다면 그게 독이라고 생각하고 배출하세요.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없습니다. 각자 받은 재능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타고난 재능을 시작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을지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항상 각오하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집, 영화, 이벤트, 앱 등등)가 90% 정도 진행되었다면, 나머지 세부적인 것들을 마무리하는데 또 다른 90%의 에너지가 필요할 겁니다.
당신이 죽고 나면 당신의 명성 이외엔 가져갈 게 전혀 없습니다.
나이가 들기 전에 가능한 많은 장례식에 참석해보세요. 누구도 고인의 성취에 관해 얘기하지 않을 겁니다. 남은 이들이 유일하게 기억하는 것은 고인이 그 성취를 이루는 동안 얼마나 괜찮은 사람이었나 입니다.
적지 않은 금액을 들여 사는 물건마다, 수리비, 유지비, 폐기료 등으로 일이천 원 정도 소비될 거라고 미리 계산하세요.
현실은 무엇이 가능할까 상상해보는 데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상상력은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상상력은 키울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이 가진 지식을 무시하는 것이 도움 되는 유일한 삶의 기술입니다.
위기와 재난이 왔을 때 그 기회를 헛되이 넘기지 마세요. 발전은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니까요.
휴가로 여행을 갈 때 계획된 곳 중 가장 먼 곳으로 먼저 직진하세요.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신선한 충격이 극대화될 겁니다. 여행이 진행될수록 점점 익숙한 것들의 편안함을 맛보며 여행을 마감하게 될 거예요.
어떤 일을 부탁받았을 때 먼저 자신에게 질문하세요: 만일 이 일을 내일 당장 해야 된다고 해도 수락하겠는지. 이 긴박감 테스트를 통과할 제안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겁니다.
실제 만나서 얘기해도 거리낌 없는 내용의 이야기가 아니면 이메일로는 쓰지 마세요, 결국은 상대가 읽을 거니까요.
직업을 얻기 위해 안달인 사람은 보스가 될 사람에게 또 다른 골칫거리일 뿐입니다. 보스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당장 고용이 될 거구요. 직업을 구하려면 보스의 입장에서 생각하세요.
진짜 기술은 무얼 하기보다 무얼 하지 않는가에서 드러납니다.
물건을 사는 것이 진정한 만족을 주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대신 경험을 사면 종종 깊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조사에 있어서의 7의 법칙: 7단계를 거칠 각오가 돼 있다면 어떤 것도 알아낼 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 사람이 답을 모르면, 누구에게 물어보면 좋을지 물어보세요. 그 사람도 모르면 그다음은 누구일지 물어보고 등등. 일곱 번째 사람에게까지 물어가면 거의 확실히 답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사과하는 법: 신속히. 구체적으로. 진심으로.
전화로 하는 요청이나 제안은 무시하세요. 급한 일처럼 위장하고 있는 겁니다.
누군가가 짓궂거나, 무례하거나, 혐오스럽다면 그가 병에 걸려있다고 생각하세요. 동정심을 가지기 조금 쉬워져서 갈등이 누그러들 수도 있어요.
잡동사니들을 치워버려서 보물이 들어올 공간을 확보하세요.
제대로 알고 나면 유명해지고 싶다는 생각 같은 건 안 하게 될거에요. 유명인의 전기를 읽어보시면 알 겁니다.
경험이란 말은 너무 과대평가되어 있습니다. 직원을 고용할 때 능력을 보고 뽑아서 기술을 훈련하게 하세요. 진짜 대단한 일은 대부분 그 일을 처음으로 하는 사람이 이룬 겁니다.
휴가 + 재난 = 모험.
도구의 구입에 관하여: 처음엔 제일 싼 것으로 사세요. 자주 쓰게 되면 좀 더 좋은 것으로 바꾸고. 직업적으로 쓰게 되면 가능한 최상품으로 구입하세요.
아무렇지 않게 20분 낮잠 자는 기술을 익히세요.
당신을 열광하게 하는 일을 아직 찾지 못했다면 “행복한 일을 하라”는 조언은 당신을 무기력하게 만들 겁니다. 젊은이들에게는 “어느 하나를 마스터하라. 어떤 거라도.”가 더 나은 조언이 될 수 있습니다. 한 가지에 능숙하게 되면 그 능숙함의 범위를 확장하면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진정으로 행복한 일을 찾게 될 겁니다.
내가 지금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 중 대다수가 100년 후에는 틀린 게 되리라 장담합니다. 심지어 말도 안 되는 소리로 판명될지도 모르죠. 어떤 것들이 그렇게 될지 나는 매일 생각해봅니다.
길게 보면 미래는 낙관주의자들에 의해 결정됩니다. 발생하고 있는 모든 문제를 무시해야 낙관주의자가 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문제 해결 능력을 어떻게 키울지 상상해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당신의 성공을 위해 우주가 뒤에서 모르게 돕고 있습니다. 당신이 이걸 믿으면 우주가 돕는 일이 훨씬 쉬워집니다.

케빈 켈리: 세계 최고의 과학 기술 문화 전문 잡지 ‘와이어드’의 공동 창간자 가운데 한 명으로, 처음 7년 동안 그 잡지의 편집장을 맡았다. ‘뉴욕 타임스’, ‘이코노미스트’, ‘사이언스’, ‘타임’, ‘월스트리트 저널’을 비롯한 여러 지면에 글을 발표했으며, 네트워크에 기반한 사회와 문화를 예리하게 분석한 통찰력 넘치는 글들로 ‘뉴욕 타임스’로부터 ‘위대한 사상가’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해커 회의, ‘웰(Well)’과 같은 인터넷 공동체를 통해 사회와 문화의 혁신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활동이기도 하다. 베스트셀러인 ‘디지털 경제를 지배하는 10가지 법칙’과 ‘통제 불능’ 등의 저서가 있으며, ‘통제 불능’은 ‘포춘’에서 ‘경영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캘리포니아 패시피카에 살고 있다. (출처: 인터넷교보문고)

덧붙이는 말:

세 번째 조언에 따라 일주일의 데드라인을 정하고 번역을 시작했는데 닷새 만에 마무리했네요. 좋은 조언입니다.
커뮤니티의 @kkweon 님, @정현석 님, @Martin 님, @김형섭 님께서 도움을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