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가름

길을 길이라 말하면
늘 그러한 길이 아니다.
이름을 이름지우면
늘 그러한 이름이 아니다.
이름이 없는 것을
하늘과 땅의 처음이라하고
이름이 있는 것을
온갖 것의 어미라 한다.
그러므로
늘 바램이 없으면
그 묘함을 보고
늘 바램이 있으면
그 가생이를 본다.
이 둘은 같은 것이다.
사람의 앎으로 나와서
이름을 달리했을 뿐이다.
그 같음을 가믈타고 한다.
가믈고 또 가믈토다 !
뭇 묘함이 모두
그 문에서 나오는도다 !

도올의 “노자 : 길과 얻음” 중에서.